세계를 경악시켰던 이 사진 한 장 속에 숨겨진 진실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68년 2월 1일, 전 세계에 강력한 반전의 메시지를 던졌던 사진 한 장이 공개됐다. 


퓰리처상까지 수상한 문제의 사진



'사이공식 처형(Saigon Execution)'이란 제목으로 불린 이 사진은 한 군인이 민간인으로 보이는 사람을 권총으로 즉결 처형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이 잔혹한 사진은 현장에 있던 AP통신 소속의 '에디 애덤스'가 촬영했는데, 사진이 공개되자 미국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켰고,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는 반전 운동이 일어나게 되자 미국 정부는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리고 사진을 촬영한 에디 애덤스는 이 사진으로 모든 저널리스트가 꿈꾸는 '퓰리처상'과 함께 무려 500개에 가까운 상을 받게 된다. 그런데 그는 1986년 한국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사진을 촬영한 것을 무척 후회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퓰리처상'까지 수여받은 그가 후회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 이유는 진실을 왜곡한 사진을 촬영했기 때문이다. 에디 애덤스는 사진에 등장하는 상황에 대한 아무런 부연 설명과 자세한 내막을 모른 상태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AP통신에 전송했다.


사진으로만 본다면 단지, 백주대낮에 잔인무도하게 한 군인이 한 민간인을 쏴 죽였다는 내용만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사진의 진실은 이러했다. 사진 속에서 무고한 희생자로 그려졌던 인물은 사실 악명 높은 베트콩 암살 부대원 '응우옌 반 렘'이라는 인물이었다.



그는 수많은 여성을 강간하고 7명의 무고한 사람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상태에서 남베트남 대령인 '구엔 록 루안'이 권총으로 즉결 처형하는 모습이었다.


로안은 렘의 처형을 부하 직원에게 지시했다가 부하가 망설이자 "내가 망설이면 누가 나를 따르겠는가"라는 말을 남기고 직접 처형을 실행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에디 애덤스는 AP통신 본부에 찾아가서 정정보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엄청나게 화제가 된 사진의 진실을 밝히기에는 이미 일이 커져버렸고, 로안은 미국 내에서 '냉혹한 살인자'이자 '전쟁의 잔혹함'의 대명사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뒤였다.


이에 '에디 애덤스''AP통신' 모두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이 진실을 숨긴 것이다.



이후 남베트남이 패망하고, 미국의 '괌'으로 망명한 로안은 버지니아주 주민들에게 악마라는 소리를 들으며 평생을 은둔생활로 살아간다.


미국 내에서 추방 압력을 받는 등 편한 삶을 살지 못했고, 진실을 알고 있던 에디 애덤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로안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며 그가 미국 내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렇게 미국에서 여생을 보낸 로안은 1998년 사망했다.



이후 2003년, 에디도 루게릭병을 얻게 되자 죽음을 앞두고 CBS에 사진 다큐멘터리 제작을 의뢰하면서 33년 만에 베트남 즉결 처형 사진에 대한 진실을 세상에 전하게 된다.



"내 사진에서 두 사람이 죽었다. 장군은 베트콩을 죽였고, 나는 카메라로 장군을 죽였다. 그리고 난 영웅이 됐다. 사진은 절반만의 진실을 담고 있다."

- 에디 애덤스(Eddie Ad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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