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를 다한 한국의 해외 파병 부대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우리군의 해외 파병은 1973년, 주월 한국군이 베트남에서 철군한 이후 1991년, 걸프전쟁에 의료지원단과 공군 수송단을 파견하면서 재개되었다.



이후 동티모르의 '상록수 부대'부터 아프가니스탄의 「해성 부대, 청마 부대, 동의 부대, 다산 부대, 오쉬노 부대」 이라크의 「서희 부대, 제마 부대, 다이만 부대」 아이티의 '단비 부대' 등 우리나라의 국력이 커지고 국제 사회에서 담당해야 할 역할이 많아질수록 우리군의 해외 파병 횟수도 증가하고 있다.


현재에 들어서는 동명 부대, 한빛 부대, 청해 부대, 아크 부대 등 4개국에서 1,050여 명에 달하는 군인들이 해외 분쟁 혹은 재난 지역에 파견되어 그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이들 해외 파병부대들의 공통점은 임무가 종료되면 해체된다는 것이다.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동명부대


↑ 남수단의 한빛부대


↑ 파병부대 가운데 유일하게 실전 경험이 있는 청해부대


↑ 아랍에미리트의 아크부대


이러한 현상은 파병 지역별로 각각의 상황과 부여된 임무가 다르고, 한시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당연히 그에 맞게 편성되고, 해체되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서류상으로 별개의 부대를 수시로 만들었다가 해체시키는 행동은 장점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여러 가지 단점도 존재한다.


그중 대표적으로 부대의 역사를 제대로 보존하기 어렵다는 점인데, 부대라는 실체가 없어지면 그들이 존재할 때 이룬 업적이나 기록은 흐지부지 사라진다.


↑ 2004년 자이툰 부대 창설식의 해병대원들



반면 맹호, 백마, 청룡 부대는 지금도 베트남 전쟁 파병을 중요 부대사로 관리하고 있다. 만일 이라크에 파병됐던 '자이툰 부대'를 서류상으로 '맹호 부대' 예하로 배속시켜 파병시켰다면 맹호 부대는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 이라크 전쟁에 참전한 부대가 되었을 것이고, 당연히 그 활동 역사를 중요하게 관리하고 있을 것이다.



사실 전 세계 모든 군대를 통틀어 보아도 이 정도 거대한 전쟁에 연이어 참전한 부대를 발견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군이나 영국군 같은 경우는 세계대전처럼 전력을 대폭 증강하여야 할 사례를 제외한다면 파병을 위해 별도로 부대를 만든 경우는 거의 없다시피 한다. 예를 들어 미 '제1기병사단'은 제1, 2차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걸프전쟁을 비롯하여 미국이 참전한 대부분의 주요 전쟁에서 활약했다.


↑ 미 제1기병사단


또한 한국전쟁에 파병된 제40, 45사단처럼 현역 부대로 부족하면 새로 부대를 만들지 않고 주방위군처럼 기존에 편성된 조직을 동원한다. 이는 굳이 새로운 부대를 편성하여 참전이나 파병 후 해체하지 않고, 새로운 조직을 그 부대에 포함시켜 정통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 해외파병 관련 전담 부대인 '온누리 부대'를 창설시켰다. 그러나 온누리 부대는 일종의 병력 보충대일 뿐이고, 새로 파병 부대를 편성하는 형태는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 온누리 부대 창설식



이처럼 임무 달성 후 해체되어 기억에서 사라지는 부대가 자꾸 양산된다는 현실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런 부대가 해외에 파병되었던 적이 있었다""우리 부대가 예전에 그곳에 파병 나갔었다"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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