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덕후 포방부가 탄생시킨 우리 육군의 명품 자주포

우리나라가 국산 무기들을 홍보할 때 언제나 따라다녔던 수식어가 있다. 바로 '명품'이다. 그러나 최근 있따라 불거진 방산비리와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각종 무기의 결함으로 이제는 쉽사리 '명품'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못하고 있는데, 이러한 환경 속에 세계 각 국서 꾸준히 러브콜을 받는 무기가 있다.



바로 우리 육군의 주력 'K-9 자주포'가 그것이다.


↑ k-9 자주포


K-9 자주포는 심각한 불균형을 이루고 있던 남북 간의 포병전력 격차를 만회하기 위해 1980년대 후반 개발이 시작됐다.


당시 우리나라는 미국의 'M109A2''K-55'라는 이름으로 라이센스 생산했던 경험만 있었을 뿐, 독자적인 자주포 개발 경험과 기술은 전무에 가까웠다. 그런 우리 기술진에게 육군이 던진 요구 사항은 가혹했다.


↑ K-55


15초 이내에 3발의 포탄을 발사할 수 있고, 주행 중 정지 상태에서 30초 이내에 포탄을 발사, 곧바로 기동해 적의 대포병 사격을 피할 수 있으며, 사정거리가 40km 이상에 달할 것 등...


1980년대 중반 기준으로 이러한 성능을 가진 자주포는 세계 그 어느 나라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방과학연구소''삼성테크윈(현재의 한화테크윈)'은 불과 7년 만에 시제품을 만들어냈고, 소요제기 당시 군이 요구했던 대부분의 요구 성능을 충족했다.



당시 일반적인 155mm 곡사포 사거리의 1.5배가 넘는 40km의 사정거리를 달성했으며, 자동화된 사격통제장치와 장전 장치를 통해 대단히 빠른 발사 속도와 우수한 명중률을 확보했다.


기존의 자주포들은 이동 중에 사격 명령을 접수하면 평평한 지면을 찾아 정차하고, 스페이드나 말뚝 등을 통해 화포를 지면에 단단히 고정한 뒤 화포의 방향을 표적 방향으로 돌리는 방열 작업이 필요했다.



또 승무원들은 수동으로 레버를 돌려 포의 방향을 맞추고 포탄과 장약을 있는 힘껏 밀어 넣어 장전해야만 사격할 수 있는데, 아무리 숙련된 인원들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작업은 5~10분 이상 소요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K-9은 이 모든 것이 자동화되어 30초 이내에 사격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칠 수 있었고, 덕분에 K-9의 발사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여기에 K-9 자주포의 차체를 이용해 개발한 'K-10 탄약보급 장갑차'와 결합해 운용될 경우 그 위력은 배가된다.


↑ k-10 탄약보급 장갑차



이처럼 우수한 자주포와 독창적인 완전 자동화 K-10 탄약보급 장갑차의 패키지 운용 개념은 기존의 포병 전술 교리를 완전히 바꾸어놓기 충분했고, 이에 힘입어 K-9은 세계 최고의 자주포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K-9 자주포의 성능에 만족한 우리 군은 1999년부터 현재까지 1,000문에 가까운 K-9을 일선 부대에 배치해 주력 자주포로 운용하고 있으며,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을 통해 첫 실전 경험을 쌓았다.



당시 해병대의 K-9 자주포는 별다른 관측 자산이 없었음에도 우수한 포격 정밀도를 보이며 세계 각국 포병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 이전까지 세계 무기 시장에 출시된 자주포 가운데 가장 주목받던 제품은 독일의 'PzH-2000'이었다. 이 자주포는 40km라는 긴 사거리를 가진 것은 물론, 1분에 12발이라는 발사속도와 우수한 정밀도를 가지고 있는데, 문제는 가격이었다.


↑ Pzh-2000


PzH-2000 자주포의 가격은 1문에 180억 원으로 K-9 자주포와 K-10 탄약보급 장갑차 1세트 가격이 60억 원인 것을 고려하면 상식을 뛰어넘는 엄청난 가격이 아닐 수 없다.


K-9 자주포는 PzH-2000보다 포탄 발사 속도가 약간 뒤질 뿐 대부분 성능에서 대등 또는 우월하며, K-10과 패키지로 운용될 경우 PzH-2000을 능가하는 작전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므로 각국은 경쟁적으로 K-9에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했다.



현재 터키 판매를 시작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7개국이 K-9 구매 의사를 밝히거나 계약 절차를 밟았으며, 특히 일부 국가는 별도의 성능 평가 없이 곧바로 계약을 체결하거나 빠른 도입을 위해 중고 제품 구매를 문의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2017년만 해도 핀란드 48문(3월), 인도 100문(4월)에 이어 노르웨이 24문까지 K-9 자주포 수출 규모만 7억 2000만 달러에 이를 정도다.


노르웨이 차세대 자주포 사업에 참가한 K-9 자주포



지난 2017년 8월, 사격훈련 중 폭발사고가 발생해 장병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친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지만 계속적인 업그레이드와 보완을 통하여 K-9은 이제 아시아와 중동을 넘어 유럽 시장에 상륙,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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