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경운기로 조롱당하던 중국 최초의 핵잠수함

지난 2013년 10월, 1974년에 진수됐던 중국의 첫 번째 핵잠수함 '창정(長征) 1호'가 퇴역식을 가졌다.




'창정 1호' 핵잠수함은 지난 1960년대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한급(091형)' 핵잠수함으로, 배수량은 5천 t이다. 6개의 어뢰 발사관을 갖췄으며 주로 단거리 무기를 장착했다.


이 잠수함은 1974년부터 인민 해방군 해군에 배속돼 실전 배치됐으며, 2013년 퇴역하기 전까지 창정 1호의 존재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그리고 지난 2016년, 역사 속으로 사라진 중국 첫 핵잠수함 '창정 1호'가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되면서 퇴역한 지 3년이 지나고서야 화제가 되었다.



창정 1호는 중국인의 자존심이나 다름없다. 중국 최초 자국 기술로 개발한 첫 핵전략 자산인데다 중국을 세계에서 미국, 소련, 프랑스, 영국에 이어 5번째 핵잠수함 보유국 반열에 올라서게 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작은 초라했다. 심지어 창정 1호는 개발 초기 중국 공산당의 골칫거리였다. 당시 중국 공산당은 돈이 많이 드는 잠수함보다 중거리 탄도탄이나 대륙 간 탄도탄 개발을 더 선호했던 탓에 제대로 된 지원조차 받을 수 없었다.


고난은 계속됐다. 건조가 한창 진행 중이던 1969년은 중국에서 문화대혁명이 일어났다. 관련 연구기관에 '홍위병'이 습격해 부품이나 물자를 약탈했고, 중국 해군 고위급 군 간부는 물론 기술진까지 폭행당하기 일쑤였다. 또 핵잠수함 건조 기술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탓에 소련의 기술원조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당시 미국과 중국은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었고, 덕분에 프랑스에서 일부 건조 기술을 들여올 수 있었다. 미국이 묵인해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17년 만인 1974년, 중국은 동북아 최초로 핵잠수함을 보유한 국가가 될 수 있었다.



1974년, 창정 1호는 한반도에서 가장 가까운 '북해함대사령부'에 실전 배치됐다. 사실상 43년 전부터 한반도 부근에 중국 핵잠수함 부대가 존재했던 셈이다. 이는 한반도 등 동북아 유사시 일본과 미국의 개입까지 의식한 전략적 포석이었다.



그리고 1988년에는 핵잠에서 탑재로켓 발사까지 성공해 전 세계를 상대로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하지만 창정 1호도 세월의 흔적과 기술적 미완성을 감출 수 없었다.


2004년 10월, 일본 영해에 들어간 창정 1호가 '미 해군''해상 자위대'에 한 달 동안 추적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초계기 P-3C의 탐지 능력이 뛰어난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잠수함의 큰 소음으로 인해 레이더에 쉽게 포착된 것이었다.


P-3C


미 해군도 곧바로 오키나와 주변 해역에 함정을 투입하고, 창정 1호의 향해 경로 파악에 들어갔다. 은밀성이 최대 무기인 핵잠수함으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낸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바다의 경운기'라 불린 것도 이때부터였다.



그래도 아시아에 마땅한 조선소조차 없을 때 중국이 직접 만들어 낸 아시아 최초 핵잠수함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현재 중국은 창정 1호보다 진화한 최신형 '진(晉)급' 핵잠수함 5척을 운용 중이고, 2020년까지 8척 더 건조할 예정이다. 진급 핵잠수함은 창정 1호보다 배수량 2배가 넘는 1만 1000t 급으로 핵탄두가 탑재된 대륙간탄도탄(SLBM)의 함재가 가능하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중국이 이제는 4세대 핵잠수함까지 건조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늦어도 2년 내에 완공, 진수시킬 것이 확실해 보이는 이 핵잠수함은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핵잠수함과 필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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