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를 놀라게 했던 대한민국 예비역의 저력

1991년 3월 2일, LA에서 과속운전으로 적발된 흑인 '로드니 킹(Rodney Glen King)'이 백인 경찰관 4명에게 집단 구타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 사건으로 로드니 킹은 '청각'을 잃게 된다.

곧이어 백인 경찰관들이 로드니 킹을 무자비하게 구타하는 장면이 TV에 공개되면서 이들 경찰관들은 재판을 받게 되었고, 거듭된 재판 끝에 1992년 4월 29일, 흑인 청년 '로드니 킹'을 집단 구타한 4명의 백인 경찰관들에게 무죄판결이 내려진다.

이러한 판결은 미국 사회에 잠복한 근본 문제, '인종 갈등(흑인, 백인)'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미국의 흑인 사회는 엄청난 분노에 휩싸이게 되고, 이 분노는 곧 폭동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폭동이 시작되자마자 미국의 각종 언론에서는 1년 전 흑인 빈민지역인 남부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이른바 '두순자 사건'을 집중 보도함으로써 미국 사회에 잠복한 근본 문제보다는 '한흑(韓黑)갈등'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 두순자 사건

1991년 3월 16일,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한인 '두순자'씨는 손님으로 온 흑인 소녀가 오렌지주스 한 병을 책가방에 넣는 것을 보고 절도범으로 오인하게 된다.

그녀가 흑인 소녀의 책가방을 움켜지자, 체격이 컸던 흑인 소녀는 주먹으로 그녀의 얼굴을 가격하였으며, 당황한 두순자씨는 카운터 뒤에 숨겨놓았던 권총을 집어 들어 소녀를 향해 발포하였다. 흑인 소녀는 그 자리에서 숨지고, 두순자씨는 살인죄로 기소된다.

특히 미국 내 KABC 방송은 한인들을 한흑 갈등의 피해자가 아닌 원인 제공자인 것처럼 보도했고, 이 밖의 여러 방송들도 흑인 소녀 나타샤 할린즈가 두순자에게 총을 맞는 장면을 여러 차례 방영했다.

이러한 언론의 보도는 백인들을 향한 흑인들의 분노를 한인들에게 돌리도록 작용했다. LA에 위치한 코리아타운이 백인 거주지와 흑인 밀집 지역 사이에 끼어 있는 지리적 여건 때문에, 한인 타운은 인종폭동의 피해를 흡수할 완충지대로 이용될 여지를 안고 있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폭동이 진행되는 동안 부유한 백인 거주지역인 '웨스트우드(Westwood))'나 '비벌리힐스(Beverly Hills)'에는 경찰력이 일찍 배치되었으나, 정작 흑인가에 가까운 한인타운에서는 경찰들이 초기진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치안을 책임진 당국은 흑인들이 그들의 분노와 갈등을 한인들을 향해 표출하도록 그대로 방치한 셈이 되었다.

그러나 미국의 흑인 사회는 몰랐다. 대한민국 모든 남성이 국방의 의무 중 하나인 병역의 의무를 가진다는 사실을... 잦은 외세의 침략에도 불구하고, 5,0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전투민족이라는 사실을...

우리 한인들은 가족들의 생존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월남전 참전용사였던 한 남성을 필두로 하여 군 조직과 같이 소대, 분대를 편성, 한인 밀집 상가 지역을 중점으로 진지를 구축한다. 길가에는 바리게이트를 배치했고, 옥상에 모래주머니를 쌓은 다음 저격병을 배치하였다.

여기에 한국 고유의 '정(情)'이 더해져 미국 각지의 많은 한인들이 각종 무기를 싫고, 하루 이틀거리를 달려와 'LA 한인타운 방어작전'에 참가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 흑인들의 폭동이 시작되었고, 한인들은 이들을 향해 위협사격을 가하는데 더 놀라운 것은 하늘에 쏘아대는 위협사격이 아닌 주변 땅에 쏘는 조준사격으로 흑인들이 이곳에 두번다시 오지 못하도록 확실히 겁을 줬다는 것이다.

그리고 폭동 3일째 되던 날...

미국의 NBC 방송이 헬기를 타고 뉴스에 내보낼 영상을 찍고 있던 도중 LA 한인타운 부근에서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한다. 일반인들이 가질 수 없는 M3, 자동화기, 미니 건들이 마트 옥상에 깔려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곧 이러한 방송이 미국 전역에 전파되었다.

이후 흑인들 사이에서는 "한인타운에는 무장세력이 지키고 있어 그곳에 접근하면 저격 당한다"는 소문이 돌았고, 흑인들은 이곳의 접근을 포기하게 된다.

그리고 폭동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미국 경찰은 뉴스에서 보도되었던 불법 무기를 회수하기 위해 한인타운에 배치된다. 그런데...

몇 자루의 권총을 제외한 나머지 무기들은 모두 모조품으로 밝혀진다. 흑인들에게 겁을 주기 위한 전술로 자동화 소총은 비비탄 총이었으며 저격소총은 막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가짜 총이었던 것이다.

이후 미국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했고, 함께 동행한 미군 장성들은 한인들이 구축한 진지와 전술을 보고, 엄지를 치켜세웠다고 한다.

이 폭동으로 사망자 55명, 부상자 2,383명, 체포된 자 1만 3379명에 달하며, 피해 총액이 7억 1700만 달러에 이른다. LA에서 피해를 본 업소가 1만여개였으며 이중 2천800개가 한인업소였다. 그러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국민에게 총자루를 쥐여줬을 때 바로 정밀사격이 가능한 몇 안되는 국가, 대한민국 예비역의 저력을 보여준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