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의 실수로 인해 나라의 운명이 바뀐 사건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독일이 하나로 통일된지 27년... 이전까지만 해도 독일은 우리나라처럼 분단국가였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의 패전으로 인해 '서독(자본주의)''동독(사회주의)'으로 나뉘게 된다. 독일의 수도인 베를린에는 서쪽은 서독이, 동쪽은 동독이 통치를 하고 있었는데 베를린 장벽은 이름 그대로 베를린에만 설치된 장벽이었다.



이처럼 동독과 서독은 나뉘어 있었지만 어느 정도 민간교류가 가능했다. 동독에서는 서독의 TV프로그램도 시청할 수 있는 정도였다.


그리고 1970년, 정상회담 이후 70차례가 넘는 공식 회담을 통해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하나로 뭉친 독일... 그런데 여기에 재밌는 사실이 존재한다.



1989년 11월 9일, 당시 동독의 사회주의 통일당 선전담당 비서였던 '권터 샤보브스키'는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서독을 비롯한 모든 국가의 출국비자가 누구에게나 발급될 것"이라는 내각의 결정을 발표했다.


회견 도중 이탈리아 안사통신 '리카르도 에르만' 기자가 "언제부터냐"고 물었고, 답변이 준비돼 있지 않던 샤보브스키는 즉흥적으로 "내가 알기로는 지금부터"라고 답했다.



사실 출국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관련 기관의 절차에 따라 복잡한 신청과 심사를 거쳐야만 가능한 것이었다. 하지만 독일어에 서툴렀던 '리카르도 에르만' 기자는 "지금부터 동서독의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하다. 즉 통일이 되었다."라고 타전하게 된다.


이러한 기사로 인해 이탈리아 방송은 그날 모든 프로그램 방영을 중지하고, 속보로 독일 통일에 대한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한다.



이 내용을 접한 미국, 영국, 서독의 방송들도 앞다퉈 정규 프로그램을 취소하고, 이탈리아 통신의 보도를 인용해 독일의 소식을 전했다.


평소처럼 서독 방송을 시청하던 동독인들 또한 이 엄청난 방송을 접하게 되었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수많은 동독인들이 베를린 장벽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베를린 장벽에 수많은 군중들이 몰려들자 당황한 동독 경비병들은 상부에서 받은 명령이 없다며 총을 겨눴는데, 그들은 오히려 "TV 안 보느냐"는 꾸지람을 받게 된다.


혼돈에 빠진 경비대와 시민들 사이에 대치가 이루어졌고, 엄청난 인파가 몰리자 동독 수비대원들은 정말 통일이 된 것으로 알고 담을 넘기 시작했다. 이에 질세라 수십만 명의 시민들도 앞다퉈 담을 넘었고, 그것도 여의치 않자 직접 망치와 곡괭이를 들고 담을 부숴 버리기도 했다.



또한 자본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을 갈라놓았던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축하하기 위해 전 세계의 사람들이 이곳으로 몰리게 된다.


하룻밤 사이에 수백만 동독 주민들이 서독으로 넘어가 자연스럽게 섞였고, 베를린 외에 다른 '동서독'지역의 경계선도 함께 무너져 내리게 된다.


이렇게 시민들의 손으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게 된 것이다.



장벽 붕괴 후 사실상 동독 정부는 마비가 됐고, 결국 서독과 재빠르게 협상을 시작하여 1990년 10월 3일, 정식으로 독일의 통일을 선언하게 된다.



나비의 날갯짓이 거대한 폭풍을 일으키듯 한 기자의 실수가 한 나라의 운명을 바꿔버리는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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