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작지만 강한 나라, 이스라엘의 징병제 운용법은?

이스라엘은 작지만 강한 군으로 정평이 나 있다. 총 인구가 780만 명에 불과하고, 상설군이 총 17만 명 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주변을 둘러싼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이란 등 아랍 강국의 군사력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주변국과의 수차례 전쟁에서 져본 적이 별로 없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여 있는 환경과 작은 영토에서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국가 생존이 위태롭다는 절박함이 패배를 용인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스라엘군의 전략은 3가지 특징을 갖는다.



1. 선제적 기습 공격으로 주도권을 장악한다.

작은 영토여서 방어보다 공격이 유리한 만큼 공격력을 갖춘 공군력 강화에 비중을 두고 있다.


2. 전쟁 발발 시 초기에 전투 중심을 적국 영토로 전환하는 전략이다.

국내 피해를 최소화하고 적국 피해를 최대화하기 위해서다.


3. 아주 짧은 시간에 결정적인 승리를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전쟁을 오래 끌수록 제한된 자원을 지닌 이스라엘이 불리해지기 때문에 전쟁 초기에 가능한 모든 수단을 집중적으로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민간시설에 대한 공격이 이뤄지기도 해 국제적인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이스라엘은 우리와 같은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다.

다른 점은 국민이라면 남·여 구분 없이 모두 병역의무를 지닌다는 것이다. 정통 유대교 종교인이거나 범죄자, 아랍계 국민, 임신부, 장애인 등은 예외지만 본인이 원하면 심의 후 복무 기회를 준다.


남성은 2년 8개월, 여성은 2년간 복무해야 하고, 힘든 부대에서 복무할수록 사회적인 대우가 다르다. 이스라엘에서 성공하려면 반드시 군 경험이 있어야 한다. 


군 입대를 위한 징병검사는 고등학교 2학년인 17세에 실시되고, 병과 분류는 18세 때 진행된다. 군은 징병 대상자들의 신체·심리·인지·언어 등 다양한 검사와 개인별 적성 및 특성을 파악해 병과를 분류한다.



높은 점수를 받은 인원은 공군 조종사·특수부대·전투부대 순으로 배치된다. 문제가 있는 사람들도 그가 지닌 독특한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병과에 배치된다.



성격장애나 고교 중퇴자의 경우 상담이나 치료 등을 한 뒤 군에 배치한다. 건전한 군 복무를 통해 건전한 시민을 양성하는 시민 양성소 역할까지 하는 곳이 바로 군이다. 이처럼 이스라엘군은 "쓸데없는 사람은 없다."는 신조 아래 대부분이 자신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곳에 배치된다.


군 복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시작된다.

이스라엘군은 우수 인재를 길러내는 양성소 역할도 한다. 엄격한 테스트를 통해 선발된 인재들은 과학기술 분야는 '탈피오트', 정보 분야는 '하바찰롯'이라는 부대에서 집중적인 전문가 교육을 받는다.



이들은 군에 가는 대신 대학에 진학해 4년 과정을 3년 안에 마치고 장교로 임관한 뒤 전공 분야에 배치된다. 이들에게는 학비와 생활비가 지급되며 학업을 마친 뒤 3년간 의무복무를 하고, 3년간 추가 복무해야 한다. 의무복무 기간은 장교이지만 병사와 비슷한 봉급을 받는다. 의무복무를 끝내야 정상적인 장교 봉급을 받을 수 있다.



또 방산업체들은 인재 확보를 위해 군필 대학생을 대상으로 장학제도를 실시한다. 이들은 주 1회 회사 연구실에 배치돼 선임연구원의 지도를 받는다. 장학생들에게는 3년간 회사가 학비와 생활비를 지급하지만 졸업 후 반드시 그 회사에 갈 필요는 없다. 이스라엘 방산업체는 이들에 대한 투자를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여긴다.


이스라엘군은 끊임없는 개혁으로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기강을 바로잡고 미래에 발 빠르게 대응한다. 5년 단위로 작성되는 국방개혁 계획인 '기드온 계획'은 군사전략과 인사관리, 전문 군사교육, 사이버 전략, 군 구조개편 등 5개 분야 현대화에 집중돼 있다.



이스라엘군이 주변국과의 끊임없는 전투로 나태해질 여유도 없지만 강도 높은 개혁을 통해 스스로 채찍질하고 있기 때문에 그 어느 국가도 이스라엘을 가벼이 보지 않는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